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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천공항 CIQ, 이제는 정부가 결단할 때다"

기사입력 2026-08-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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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기능 확보를 위한 CIQ(세관·출입국·검역) 시설 설치가 또다시 정부의 '검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는 말도, '검토하겠다'는 답변도 이제는 충분하지 않다.
 
뉴스핌 최민두 기자

이제는 정부가 결단해야 할 때다.

최근 사천시와 하동군은 사천공항 확장과 CIQ 시설 설치를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해 달라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두 지자체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사천공항을 단순한 지역공항이 아니라 우주항공산업과 남해안 관광을 연결하는 국가적 관문 인프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중앙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사천은 지금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들어섰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한 관련 산업 기반도 집적되고 있다. 해외 기업과 연구기관, 투자자들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정작 국제선 이용객을 받아들일 기본적인 공항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한다면 이것이 과연 국가 우주항공산업 육성 전략과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항은 산업의 얼굴이자 도시의 첫 관문이다.

해외 기업 관계자나 연구기관 관계자가 사천을 방문하려면 다른 국제공항을 거쳐 다시 육상교통으로 이동해야 한다. 남해안을 찾는 해외 관광객 역시 국제적인 접근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CIQ 시설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공항에 시설 하나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천의 국제 접근성을 가로막고 기업 유치와 투자 활성화, 국제교류와 관광객 유입을 제약하는 지역 경쟁력의 문제다.

더욱이 사천시와 하동군은 국토교통부와 국회를 직접 찾아가 사천공항의 필요성과 CIQ 설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이미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정부가 사천을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그 중심지를 세계와 연결하는 공항 인프라 구축에는 소극적이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금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당장 대규모 국제공항을 새로 건설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선 국제선 부정기편 운항이 가능한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설을 확충하자는 현실적인 접근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미룰 명분도 약하다. 공항 인프라는 수요가 발생한 뒤에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일정 수준의 기반시설을 먼저 갖춰야 항공편이 생기고 항공편이 생겨야 이용 수요가 확대되는 것이 공항 인프라의 현실이다.

시설이 없으니 수요가 없고, 수요가 없으니 시설을 만들 수 없다는 논리만 반복한다면 지역의 국제화는 영원히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제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 

사천공항 CIQ 설치를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할 것인가. 국가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말하면서 사천공항의 국제화는 계속 뒤로 미룰 것인가.

남해안 관광벨트와 광역 관광 활성화를 말하면서 국제적 접근성을 높일 핵심 기반시설은 외면할 것인가.

이제는 '검토'가 아니라 계획과 일정, 실행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사천공항 CIQ 설치를 단순한 지역의 건의사항 정도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이는 사천시만의 요구가 아니다.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남해안권의 산업·관광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 인프라 구축의 문제다.

지역 기업계가 요구하는 것도 산업 인프라다. 우주항공산업은 국내 기업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해외 기업과의 협력, 기술 교류, 투자 유치, 국제회의,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 등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해외 관계자가 사천을 방문하려면 국제공항을 거쳐 다시 육상교통으로 이동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곧 시간과 비용의 문제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연구기관 관계자에게 공항은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접점이다.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라고 해서 왔는데, 정작 국제선은 다른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국제교류와 기업 유치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역 기업계가 CIQ 설치를 단순한 주민 편의시설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반시설로 보는 이유다.

지역 상공인들이 바라보는 문제 역시 현실적이다. 국제선 운항이 시작되면 공항 이용객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숙박과 음식점, 택시와 렌터카, 관광과 쇼핑 등 지역경제 전반에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CIQ 시설 하나가 설치된다고 지역경제가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통로가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기회다. 국제 접근성이 높아지면 기업의 출장과 투자 유치, 관광객 방문, 국제행사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이 지금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지역사회가 묻는 질문은 간단하다.

"우주항공 수도를 만들겠다면서 국제 관문 하나 없는 도시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한다. 더 이상 건의문을 받고 검토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언제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국가계획에 반영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사천공항이 세계를 향한 관문이 되는 그날을 지역사회는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기다림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정부는 사천공항 CIQ 설치를 더 이상 미루지 마라. 지역사회의 요구는 충분히 전달됐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결단이다.





 

(mory252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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